셀프 인테리어

디자인은 예쁜데 실용성 제로: 셀프 인테리어의 반전

myview6799 2025. 7. 1. 14:34

디자인은 예쁜데 실용성 제로 셀프 인테리어의 반전

 

 

눈에 보이는 인테리어에만 집중했던 내 착각

나는 몇 개월 전, 오래된 원룸을 셀프 인테리어로 바꿔보기로 결심했다.
매일 똑같은 공간에서 출근하고 퇴근하는 일상이 지루하게 느껴졌고,
SNS에서 봤던 감성 가득한 인테리어 피드들을 보며 ‘나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다.
특히 따뜻한 무드등, 우드톤의 가구, 미니멀한 가벽, 북유럽풍 커튼 등을 활용한
“보는 순간 힐링이 되는 공간”이 목표였다.
나는 즉시 인테리어 쇼핑몰을 둘러보며 비슷한 느낌의 제품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디자인 중심의 소품과 가구들을 하나둘 들이기 시작하면서 방은 점점 달라졌다.
눈으로 보기에는 정말 만족스러웠다.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좋아요가 많이 달릴 것 같은 공간.
하지만 실제로 그 공간에서 일주일, 한 달을 지내보니,
나는 점점 불편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디자인은 예쁜데, 실용성이 전혀 없다는 현실이 하나둘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예쁜 방은 완성됐지만, 생활은 점점 불편해졌고, 결국 나는 일부 구조를 다시 뜯어고쳐야만 했다.


실패 사례 – 감성 디자인이 생활을 방해하는 순간들

가장 먼저 문제가 된 건 침대 옆 작은 협탁이었다.
원래는 수납장 겸용 사이드테이블을 사용했지만,
‘심플한 감성’을 위해 다리가 긴 원목 스툴을 협탁으로 바꿨다.
문제는 수납이 불가능하고, 상판이 작아 휴대폰, 책, 조명 하나만 올려도 공간이 꽉 찬다는 점이었다.
결국 다시 물건은 바닥에 내려놓게 됐고, 협탁은 보기엔 예쁘지만 실용성 없는 오브제가 되었다.

두 번째는 무드등 조명이었다.
조도는 낮고, 분위기만 좋게 해주는 조명이었는데,
실제 밤에 책을 읽거나 화장할 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나는 결국 책상 위에 다시 일반 조명을 설치했고,
무드등은 그냥 장식품으로 전락했다.
또 다른 문제는 무늬만 수납인 가구들이었다.
좁은 방이라 수납을 최대한 확보하려고 ‘수납형 침대’를 구매했지만,
서랍이 너무 낮고 작아서 이불조차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고,
자주 여닫는 데도 불편함이 커서 결국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가장 큰 불편함은 동선의 단절이었다.
가벽을 세워 공간을 분리하는 구조가 감성적으로는 만족스러웠지만,
문제는 그 가벽이 자연광을 차단하고, 에어컨 바람도 가로막는 구조라는 점이었다.
방은 답답해졌고, 여름에는 한쪽만 시원하고 다른 쪽은 더워지는 비효율이 생겼다.
보기에만 예쁜 구조가 생활에는 너무 많은 불편을 가져온다는 걸, 나는 이때 절실히 깨달았다.


원인 분석 – ‘디자인 우선주의’가 만든 실용성 결핍

내가 셀프 인테리어에서 실용성을 놓쳤던 이유는 간단하다.
디자인을 먼저 생각하고, 실제 생활은 그다음으로 밀어놨기 때문이다.
SNS에서 본 예쁜 방들은 대부분 사진을 위한 구성일 뿐,
지속적인 사용성을 고려한 구조가 아니었다.
나는 그 점을 인식하지 못했고, ‘보기에 좋은 방’이 곧 ‘살기 좋은 방’이라고 착각했다.

또한 인테리어 초보자일수록 자주 저지르는 실수는
‘예쁜 물건을 모아두면 전체도 예뻐진다’는 사고방식이다.
하지만 공간은 조화와 동선, 기능의 균형이 맞아야 비로소 편안해진다.
디자인 중심 가구들은 대부분 수납이나 내구성이 떨어지고,
실제 사용 시에는 크기나 무게, 위치의 불편함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낮은 테이블은 앉아서는 보기 좋지만,
서서 사용하는 행동이 많은 현대 생활 구조와 맞지 않는다.
즉, 디자인만 고려한 인테리어는 결국 시간 앞에서 기능성을 요구하게 된다.

무엇보다, 나만의 생활 패턴을 무시한 것이 가장 큰 실수였다.
나는 야근이 잦고, 책상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데,
책상은 작게, 조명은 어둡게, 수납은 줄이기만 했으니
공간이 예쁘더라도 피로만 누적됐다.
이케아나 감성 브랜드에서 파는 예쁜 아이템들이
모두 내 삶에 맞는 건 아니라는 것을 직접 경험하며 체감했다.


교훈 – 인테리어는 ‘나의 습관’을 중심으로 시작해야 한다

나는 이번 셀프 인테리어 실패를 통해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
인테리어는 ‘보는 눈’보다 ‘사는 몸’이 편해야 한다는 것.
눈에 예쁜 것보다, 내가 매일 손 닿는 곳이 얼마나 편리한지,
조명이 얼마나 밝은지, 수납이 얼마나 손쉽게 되는지가 더 중요했다.

디자인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은 기능이 충족된 이후의 이야기다.
디자인만 보고 인테리어를 설계하면 결국 다시 바꾸게 되고,
그 과정에서 시간, 돈, 체력이 이중으로 소모된다.
앞으로 셀프 인테리어를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본인의 생활 패턴을 먼저 분석하고,
어떤 동선이 반복되는지, 어떤 가구가 필수적인지부터 계획하길 바란다.

내가 현재 사용하는 공간은 이전보다 훨씬 덜 예쁘다.
하지만 동선은 간결하고, 조명은 적절하며,
수납은 손이 닿는 곳에 있고, 불편함이 없다.
나는 그때 알았다. 진짜 예쁜 공간은 내가 오래 머물고 싶은 공간이라는 걸.
셀프 인테리어의 목적은 ‘보여주는 집’이 아니라
‘살기 좋은 집’이라는 본질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