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인테리어

소형 원룸 셀프 인테리어, 공간보다 예산이 부족했다

myview6799 2025. 7. 6. 09:14

소형 원룸 셀프 인테리어 예산 부족

 

 

문제는 좁은 공간이 아니라, 내 손에 쥔 예산이었다

내가 셀프 인테리어를 결심한 이유는 단순했다.
좁은 원룸에 오래 살면서 답답함이 누적됐고,
작지만 나만의 감성과 기능성을 가진 공간으로 바꿔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공간 자체가 작다 보니 인테리어에 큰돈은 필요 없을 거라 생각했고,
정말 최소한의 예산으로도 ‘괜찮은 변화’를 만들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래서 처음 내가 세운 총예산은 70만 원.
가구 교체와 도배, 수납 정리, 간접조명과 커튼까지
‘기분 좋은 변화’를 만들 수 있을 거란 기대를 품고 시작했다.

원룸은 구조가 단순해 시공 면적도 작고
작업 범위도 제한적이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셀프 인테리어에 도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나 역시 그렇게 믿었고, 인터넷에 떠도는
“30만 원 셀프 인테리어”, “5평 원룸 변신기” 같은 콘텐츠들을
현실적인 모델로 참고하며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결과는 전혀 달랐다.
좁은 공간은 인테리어 비용이 적게 드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더 정교한 설계와 투자 판단이 필요한 공간
이라는 것을,
나는 셀프 인테리어의 끝에서야 절실하게 깨달았다.


셀프 인테리어의 시작, 공간보다 빠르게 사라진 예산

첫 번째 투자 항목은 도배와 장판이었다.
기존 벽지는 군데군데 오염이 있었고,
장판은 낡고 찢어진 부분이 눈에 띄어
화이트 톤 시트지와 우드 계열 장판으로 전체 교체를 시도했다.
시트지는 직접 시공할 계획이었고,
장판은 온라인에서 비교적 저렴한 제품을 구매했다.
하지만 벽 사이즈를 제대로 측정하지 않아
시트지가 모자라고, 가장자리가 뜨는 문제가 생겼다.
추가 구매와 시공 실패로만 15만 원이 초과됐다.

이후엔 가구 교체에 들어갔다.
기존 책상이 너무 크고 무거워 공간을 잡아먹고 있었기 때문에
슬림한 조립형 데스크로 교체하고,
침대 옆 협탁과 이동식 수납함을 추가 구매했다.
예산을 아끼기 위해 모두 저가형 제품을 골랐지만,
조립 난이도가 예상보다 높았고
가구 일부는 조립 중 손상되거나 불균형 상태로 마무리되었다.
조립 도중 버린 자재와 추가 구매 비용이 다시 예산을 초과시켰다.

커튼은 감성을 위해 꼭 필요한 요소라 생각해
차광성과 디자인을 고려한 제품을 선택했지만,
커튼봉이 따로 필요하다는 걸 간과했다.
설치도 혼자 하기 어려워 외주를 의뢰하게 되었고,
이 역시 예산에서 전혀 계획하지 않았던 부분이었다.
예쁜 커튼 하나를 설치하기 위해
자재비, 시공비, 배송비가 더해져
예산의 10% 이상을 추가로 소모했다.


예산의 한계가 만든 타협들, 만족도는 그만큼 낮아졌다

예산 초과가 시작되면서
나는 점점 처음 계획했던 요소들을 하나씩 줄이기 시작했다.
감성 무드등 대신 기존 조명을 그대로 유지했고,
원목 선반은 철제 선반으로 대체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디자인의 통일성이 무너졌고,
공간의 전체 분위기는 어딘가 조화롭지 않게 되어버렸다.

소형 원룸은 작은 변화 하나에도 전체 균형이 흔들리기 때문에
중간에 방향을 바꾸면 처음 목표했던 분위기를 유지하기 어렵다.

가장 큰 문제는 수납 구조였다.
기존 가구를 제거하면서 수납 공간이 줄어들었지만
예산 초과로 인해 추가 수납장을 구입하지 못했다.
결국 정리가 안 된 물건들이 바닥에 쌓이기 시작했고,
처음보다 오히려 더 어수선한 공간이 되었다.
좁은 공간에서 수납이 불안정해지면
생활 효율성은 급격히 떨어지고,
작은 불편함이 일상 속 스트레스로 확대된다.

게다가 소형 원룸은 작업 동선이 짧고
한 번의 실수로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라
도배 실수나 가구 배치 실패는
공간 전반의 분위기까지 망가뜨릴 수 있다.
나는 벽에 선반을 설치하려다
수직이 맞지 않아 기울어진 상태로 마감했고,
그 선반은 지금까지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채
그저 ‘붙어 있는 구조물’로만 남아 있다.

소형 원룸 셀프 인테리어, 가장 먼저 계산해야 할 건 ‘현실성’

소형 원룸에서 셀프 인테리어를 시도하려면
넓은 공간보다 훨씬 더 냉정한 예산 설계가 필요하다.
공간이 작다고 해서 비용이 적게 드는 건 아니다.
오히려 작을수록 ‘작은 실패’가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하나하나의 선택이 훨씬 중요해진다.

예산이 100만 원 이하, 특히 70만 원 이하라면
욕심을 내기보다는
“무엇을 포기하고, 어디에 집중할 것인가”를 먼저 결정해야 한다.
예산의 80%를 수납과 조명에 집중하고
나머지 소품은 중고 거래나 리폼으로 해결하는 방식처럼
한 가지 핵심 목표를 기준으로 전략적으로 접근해야만 실패를 줄일 수 있다.

나는 이번 경험을 통해
소형 원룸에서는 감성보다 기능,
디자인보다 수납,
전체 분위기보다 하루하루의 생활 효율성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아무리 예쁜 가구를 들여놔도
앉을 공간이 없거나, 정리가 되지 않으면
그 인테리어는 실패한 것이다.

앞으로 셀프 인테리어를 다시 시도하게 된다면
나는 가장 먼저 예산을 정리하고,
그 예산 안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기능을 하나 정할 것이다.
그 하나의 목표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시간과 여유가 생겼을 때 천천히 채워갈 것이다.
그것이 공간은 작지만 생활의 만족도가 큰,
진짜 ‘성공적인 셀프 인테리어’라는 걸 이제는 분명히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