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인테리어

셀프 인테리어로 아낀 예산, 결국 전문가 비용으로 나갔다

myview6799 2025. 7. 6. 15:17

셀프 인테리어로 아낀 예산 전문가 비용으로 나갔다

 

 

셀프로 아끼려 했던 선택, 결국 두 배로 돌아왔다

인테리어를 계획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은 예산이다.
내가 셀프 인테리어를 선택했던 이유도 결국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였다.
업체에 맡기면 인건비만 수십만 원이 들고,
자재 비용까지 포함하면 그 금액은 금세 200만 원이 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인터넷을 조금만 검색해보면
“20만 원으로 꾸민 감성 원룸”, “직접 하면 인건비 제로!”
같은 콘텐츠가 넘쳐난다.

나 역시 그런 콘텐츠를 보며
‘내가 직접 하면 그 절반의 비용으로도 훨씬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겠구나’
라는 자신감으로 셀프 인테리어에 도전했다.
벽 도배, 조명 교체, 수납 구조 재배치, 간단한 타일 시공까지
작업 목록을 나열했을 땐 충분히 가능해 보였다.
총예산 70만 원.
전문가 견적의 절반 가격이었다.
하지만 셀프 인테리어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다.
완성된 공간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내공과 계산은,
단순한 비용 절감만으로 해결되지 않았다.

그리고 결국 내가 아낀다고 생각했던 비용은
두 배의 전문가 시공 비용으로 되돌아오고 말았다.


셀프 인테리어 진행, 의욕은 넘쳤지만 예상 못 한 실수의 연속

처음 시도한 건 도배였다.
기존 벽지가 오래되어 얼룩과 곰팡이 흔적이 많았고,
깔끔하게 화이트 톤 시트지로 교체하면
분위기를 확 바꿀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문제는 내가 벽의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곰팡이가 있는 벽에 시트지를 그대로 덧붙이면서,
곰팡이균이 시트지 아래에서 퍼지기 시작한 것
이다.
처음엔 괜찮아 보였지만,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시트지에 기포가 생기고, 가장자리가 들뜨기 시작했다.
추가 시공을 시도했지만, 곰팡이 냄새가 벽 뒤에서 퍼져 나왔고
결국 시트지를 전부 떼어낸 뒤 방수 페인트 작업까지 해야 했다.

두 번째 문제는 조명 교체였다.
감성적인 분위기를 위해 LED 무드 조명을 선택하고,
기존 형광등을 제거하고 새로 설치했다.
하지만 전기 구조를 잘 알지 못한 상태에서
기존 배선을 만지다 스파크가 튀었고,
이후 조명이 제대로 켜지지 않게 되었다.
결국 전기 기사를 불러야 했고,
출장비와 부품 교체비까지 총 9만 원이 추가로 소요됐다.

수납 가구도 문제가 되었다.
좁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저렴한 이동식 수납장을 구입했지만,
사이즈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탓에
가구가 문과 충돌하거나 전선과 엉키는 문제가 발생했다.
심지어 수평이 맞지 않아 서랍이 잘 닫히지 않았고,
결국 한 달도 되지 않아 수납장은 버려야 했다.
저렴하게 구입한 가구였지만, 배송비와 폐기 비용까지 포함하면
애초에 좋은 가구 하나를 사는 편이 나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문가 재시공, 결국 예산은 2배가 되었다

문제는 이 모든 작은 실수들이 하나둘 누적되면서
공간 전체의 기능성과 안정성을 흔들게 되었다는 점이다.
도배는 곰팡이 재발로 방 전체를 다시 처리해야 했고,
조명은 배선을 새로 연결해야 했으며,
기존 바닥재 일부가 시트지 시공 실패로 벗겨지면서
장판까지 함께 교체하는 상황으로 확대되었다.

결국 나는 전문가 업체를 섭외하게 되었다.
처음엔 한두 가지 부분만 맡길 생각이었지만
실제로 상담을 받아보니
“기존 작업의 해체 작업이 더 오래 걸린다”는 말에
전면 재시공을 맡기게 되었다.
업체가 제시한 최종 견적은 130만 원.
처음 내가 예상했던 셀프 인테리어 예산 70만 원보다
60만 원이 더 많은 금액이었다.

여기에 내가 이미 사용한 시트지, 실패한 조명,
버려진 수납 가구, 그리고 사용하지 못한 커튼 등
구입했지만 결과적으로 쓰이지 못한 자재 비용까지 합치면
실제로 사용된 총 예산은 160만 원을 넘게 되었다.
전문가에게 처음부터 맡겼다면
재료는 제대로 사용됐을 것이고,
공간은 기능과 미관을 동시에 충족하는 상태로 마무리됐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아끼려는 선택’이 결국 더 많은 낭비를 불러왔다는 것을
실제 체험을 통해 배우게 되었다.


셀프 인테리어는 할 수 있다고 하는 게 아니라, 해도 되는지를 따지는 것이다

셀프 인테리어가 무조건 나쁜 선택은 아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적합한 방식은 아니라는 점도 명확히 해야 한다.
전문가 시공은 분명 비용이 들지만
그만큼 안정성과 완성도, 사후 관리까지 제공된다.
반면 셀프 인테리어는
‘시간, 체력, 기술, 판단력’이 모두 요구되는 고강도 프로젝트다.
이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결과는 비용 절감이 아닌, 비용 낭비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나는 이번 경험을 통해
셀프 인테리어를 시작하기 전에
아래와 같은 질문을 반드시 던져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 내가 하려는 작업이 기능에 직접 영향을 주는가?
  • 실수했을 때 복구 비용은 얼마인가?
  • 시공 과정에서 전문가가 개입해야 할 부분은 없는가?
  • 전체 예산 중 실패 대비 비용을 포함했는가?
  • 시간이 지날수록 유지와 관리가 가능한 구조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니오’라면
그 작업은 셀프가 아니라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옳다.
아끼는 것과 제대로 하는 것은 다르다.
나는 셀프로 시도하며 예산을 아끼려 했지만
결과적으로 더 많은 비용과 스트레스를 감당해야 했다.

앞으로 다시 인테리어를 하게 된다면
나는 셀프로 할 수 있는 영역과
전문가에게 맡겨야 하는 영역을 명확히 나누는 것부터 시작할 것이다.
디자인은 셀프가 가능하지만,
전기, 배선, 벽 시공처럼 공간의 핵심 기능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전문가의 손을 거쳐야 한다.

이 기준만 명확히 해도
셀프 인테리어는 실패가 아닌
성공적인 비용 절감 전략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