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만 보고 셀프 인테리어하면 생기는 5가지 불상사
예쁜 건 맞는데, 불편한 건 왜 내 몫일까?
셀프 인테리어를 결심하게 된 계기 중
가장 흔한 것이 바로 SNS와 블로그, 유튜브에서 본
‘예쁜 인테리어 사진’이다.
나 역시 그런 사진을 보고
“저 정도는 나도 꾸밀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갖고 시작했다.
비슷한 조명, 같은 커튼, 비슷한 가구를 사서
내 공간에 그대로 옮겨 놓기만 하면
마치 카페 같은 방이 완성될 거라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셀프 인테리어를 진행하면서
사진과 현실 사이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벽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화면 속 공간은 늘 깔끔하고, 정갈하고, 감성적이다.
그러나 현실의 공간은 다르다.
벽의 상태, 빛의 방향, 방의 구조, 생활 동선, 습도, 소음 등
사진엔 드러나지 않는 요소들이 너무나 많다.
결국 나는 사진만 믿고 셀프 인테리어를 진행한 후
하나둘씩 예상치 못한 문제들을 마주하게 되었다.
이 글에서는 실제 내 경험과 여러 사례를 토대로,
사진만 보고 셀프 인테리어를 따라 했을 때 발생한 5가지 불상사를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이 불상사들을 알면,
앞으로 인테리어를 계획할 때
사진은 ‘참고’로만 활용하고,
실제 적용에 앞서 반드시 체크해야 할 요소들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불상사 ①~② – 구조 무시 & 빛의 방향 계산 실패
불상사 ①: 공간 구조 무시한 가구 배치
내가 처음 시도한 인테리어는
좁은 방을 넓어 보이게 만드는 '가구 배치법'이었다.
인스타그램에서 본 사진처럼
침대를 벽과 떨어뜨려 가운데 놓고,
책상은 창문 옆에, 조명은 모서리에 배치했다.
하지만 문제는 바로 나타났다.
공간이 넓어 보이는 대신, 실제로는 걸을 공간이 줄어들었고
청소기가 통과하지 못할 정도로 동선이 꼬였다.
사진은 상하좌우 구도를 왜곡할 수 있다.
광각 렌즈나 카메라 위치만으로도
실제보다 더 넓거나 깔끔하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내 방은 그런 구조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진을 따라 배치하면서
실용성보다 비주얼을 우선한 선택을 하게 되었고,
결국 다시 원상복구하는 데 시간을 들여야 했다.
불상사 ②: 빛의 방향 계산 실패
감성 인테리어의 핵심은 조명과 자연광이다.
햇빛이 들어오는 각도에 따라 커튼을 고르고,
그 위에 무드등이나 레이스를 더하면
사진처럼 아늑한 공간이 만들어진다.
하지만 내 방은 북향이었고,
하루 중 90%는 자연광이 들지 않는 구조였다.
나는 예쁜 커튼을 그대로 따라 샀지만
막상 설치하니 방이 어두워졌고,
거기다 커튼 봉도 짧아서 커튼이 반쯤 덮이지 않았다.
결국 인테리어를 위한 조명 대신
생활의 불편함을 초래하는 구조가 되어버렸다.
사진 속 햇살은 연출 가능하지만,
내 공간의 빛의 방향은 조절할 수 없다.
이 당연한 진리를 무시했던 것이
큰 착오로 이어졌던 대표적인 경험이었다.
불상사 ③~⑤ – 소품 과잉, 배선 무시, 공간 축소 효과
불상사 ③: 소품 과잉 → 청소 지옥
예쁜 인테리어 사진에는 늘 소품이 많다.
미니 선반 위엔 조화, 책, 액자, 시계가 놓여 있고
책상 위엔 무드등과 디퓨저, 마우스 패드와 노트북이 정갈히 정렬되어 있다.
나도 사진을 참고해
비슷한 소품들을 구매하고 배치했지만,
며칠 만에 먼지가 쌓이기 시작했고,
청소할 때마다 하나하나 들어내는 번거로움이 생겼다.
정작 책을 쓸 공간은 줄어들었고,
디퓨저는 냄새가 섞여서 어지러움을 유발했다.
소품은 시각적 효과는 줄 수 있지만
공간의 청결도와 유지 관리를 어렵게 만든다는 점에서
사진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은 매우 위험한 선택이었다.
불상사 ④: 배선 구조 무시한 조명 설치
사진에서 보면 조명은 늘 감성적이다.
플로어 램프, 앵두 조명, 테이블 스탠드가
마치 인위적인 느낌 없이 자연스럽게 공간을 밝힌다.
하지만 실제로 조명을 설치하려면
전선 위치와 콘센트 위치, 전기 용량까지 고려해야 한다.
나는 전선을 숨기기 위해 멀티탭을 늘리고
문 뒤, 침대 옆, 테이블 밑에 선을 두었다.
결국 걷다가 발에 걸리고,
한 번은 커튼에 불이 붙을 뻔한 적도 있었다.
감성을 위해 안전을 포기한 결과였다.
전기 구조는 사진에선 보이지 않지만
실제 공간에선 생명과 직결된 요소다.
불상사 ⑤: 시각적 확장 따라 했다가 오히려 공간 축소
광각 렌즈로 촬영된 인테리어 사진은
소형 테이블과 러그, 거울 배치를 통해
공간이 넓어 보이게 한다.
그래서 나도 거울과 작은 가구로 방을 꾸몄다.
하지만 거울이 창문과 맞물려 빛 반사가 생겼고,
러그는 걸을 때마다 말려 올라갔다.
무늬가 많은 소품이 많아지면서
오히려 방이 더 작아 보였고,
집중력마저 떨어지는 공간이 되어버렸다.
사진은 참고일 뿐, 인테리어는 내 공간에 맞게 설계해야 한다
셀프 인테리어의 가장 큰 착각은
다른 사람의 공간을 내 방에 그대로 복제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구조, 채광, 바닥 상태, 생활 동선, 전기 배선 등
사진에 보이지 않는 요소가 너무나 많다.
이런 현실을 무시하고 시각적인 결과만 좇는다면
감성은 얻을 수 있지만
그 공간에 오래 살 수 없게 된다.
이 글에서 소개한
① 가구 배치 실패
② 빛 방향 오판
③ 소품 과잉
④ 배선 구조 무시
⑤ 공간 축소
이 다섯 가지 불상사는
‘사진 따라 하기’에서 출발한 실수의 결과물이다.
셀프 인테리어는 유행을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이 공간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를 먼저 정의하고
그에 맞춰 계획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
앞으로 셀프 인테리어를 시도하려는 사람이라면
사진을 참고하되, 현실의 조건을 체크하고
공간에 맞는 기능과 안전, 유지 가능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길 바란다.
진짜 좋은 인테리어는 예쁜 인테리어가 아니라,
내가 불편하지 않고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는 구조라는 것을
이제는 명확히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