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인테리어

소형 주방 셀프 인테리어 시도기 – 공간 낭비만 생긴 이유

myview6799 2025. 7. 1. 10:29

소형 주방 셀프 인테리어 시도 공간 낭비만 생긴 이유

 

 

“좁아도 예쁘고 실용적인 주방을 만들고 싶었다”

내가 사는 집은 1.5룸 구조의 소형 주택이다.
그중에서도 주방은 공간이 매우 협소해, 싱크대와 2구 전기레인지, 그리고 조리 공간이라곤 싱크대 옆 30cm 정도의 좁은 면적이 전부였다.
냉장고는 거실 끝에 따로 배치돼 있었고, 수납장은 벽 선반 하나로 대신하고 있는 상태였다.
매번 요리를 할 때마다 채소를 자를 공간이 부족했고, 그릇을 잠깐 둘 데조차 없어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래서 결심했다. “이왕이면 감성 있게, 동시에 실용적으로 내 손으로 주방을 바꿔보자.”

나는 여러 셀프 인테리어 사례를 참고해 폴딩 테이블, 틈새 수납장, 벽 선반,
그리고 아기자기한 수납 박스까지 구입했다.
예산은 약 60만 원. 기존 구조를 유지하면서, 수납을 늘리고 조리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였다.
사전에 주방 치수를 재고, 가구 크기와 배치 도면까지 만들어 계획적으로 접근했다.
하지만 결과는 전혀 달랐다. 며칠의 작업 끝에 만들어진 주방은 겉보기엔 조금 더 깔끔해졌지만,
실제로는 조리할 공간이 더 줄어들었고, 수납은 불편하고, 동선은 오히려 엉망이 되어버렸다.
나는 그때 처음 알았다. 좁은 공간을 꾸민다는 건 단순히 예쁜 가구를 더하는 일이 아니라는 걸.


셀프 인테리어의 시작 – 감성과 수납 위주 구성의 덫

처음엔 공간을 더 넓게 활용하겠다는 생각으로 폴딩 테이블을 도입했다.
벽에 부착하는 방식으로, 필요할 때만 펼쳐서 사용하는 형태였고
사용하지 않을 땐 테이블을 접어두면 공간을 확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설치해보니 벽 고정용 피스가 제대로 박히지 않았고,
테이블이 휘는 바람에 안정감이 떨어졌다.
더 큰 문제는, 펼친 테이블이 주방 입구를 막아 이동이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요리 도중 냉장고를 열거나 물을 받기 위해 이동할 때마다
테이블을 접고 펴는 번거로움이 반복됐고, 결국 테이블은 접은 채로 방치된 오브제가 되었다.

두 번째는 틈새 수납장이었다. 주방과 냉장고 사이의 20cm 공간에 맞춰
슬림형 수납장을 설치했지만, 자주 쓰는 양념통이나 조리도구를 꺼내려면
서랍을 꺼내고 다시 넣는 과정이 생각보다 번거로웠다.
결국 자주 쓰는 물건들은 다시 싱크대 주변에 쌓이기 시작했고,
수납장은 점점 ‘안 쓰는 물건만 채우는 창고’처럼 변해갔다.
벽 선반도 문제였다. 머리 위 공간을 활용해 컵과 접시를 올려뒀지만
손이 잘 닿지 않아, 그릇을 꺼내다 떨어뜨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수납은 늘었지만 사용성은 떨어지는 구조, 그것이 내 주방이 된 현실이었다.


의욕이 만든 실패 – 공간은 채우는 게 아니라 비우는 것이다

소형 주방에서 가장 중요한 건 수납의 양이 아니라 ‘동선의 효율성’이었다.
나는 이 원칙을 모르고 감성적인 인테리어 사진만 보고 판단했다.
예쁜 수납함, 원목 선반, 플라스틱 정리함을 쌓다 보니
싱크대 주변은 끊임없이 새로운 물건으로 채워졌고,
그 결과 요리 공간은 더 줄어들었으며, 설거지를 할 때 팔꿈치가 부딪히고
주방 입구에서 냉장고까지 단 두 걸음을 내딛는 데도 장애물이 생겼다.

특히 좁은 주방은 ‘접는 테이블’ 같은 가구보다
이동과 사용이 간편한 도구 중심의 구성이 필요하다.
폴딩 테이블을 펼칠 공간조차 확보되지 않는 주방에서
테이블 설치는 애초에 무리였던 선택이었고,
공간에 맞지 않는 수납장을 집어넣는 순간
주방은 더 이상 ‘요리하는 공간’이 아닌,
‘정리해야 할 물건이 늘어나는 공간’으로 전락했다.
셀프 인테리어를 하며 내가 가장 크게 깨달은 건,
좁은 공간은 무언가를 더하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제거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는 진실이었다.


좁은 주방 셀프 인테리어, 반드시 고려해야 할 3가지

첫째, 공간의 본질적 목적부터 다시 생각해야 한다.
주방은 요리하고 정리하는 공간이지, 소품을 전시하는 공간이 아니다.
수납을 늘리기 전에 내가 실제로 쓰는 도구가 몇 개인지,
조리 동선은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먼저 관찰해야 한다.
예쁘다고 해서 추가하는 수납 아이템이 실제로는
오히려 사용성도 떨어뜨리고, 청소까지 번거롭게 만들 수 있다.

둘째, 가구보다 도구 중심으로 인테리어를 설계해야 한다.
선반이나 테이블 같은 고정형 구조물보다
이동식 트롤리나 후크형 걸이, 벽면 자석 도구 등
공간을 가볍게 구성할 수 있는 방식이 훨씬 효율적이다.
나는 이후 벽선반 대신 후크형 레일과 자석 수납으로 바꾸면서
같은 벽면에서 훨씬 효율적인 수납과 사용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셋째, 기능과 비움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한 설계 기준이다.
셀프 인테리어를 한다면, 무엇을 더할지보다
무엇을 뺄지부터 고민하는 것이 실패를 줄이는 첫걸음이다.
나는 이번 실패를 통해, 좁은 주방일수록 ‘공간을 남겨두는 것’이
진짜 인테리어라는 사실을 체감했다.
예쁘기보다는 편한 구조, 많기보다는 필요한 구성.
셀프 인테리어의 방향은 결국
‘채움이 아니라 최적화’라는 철학으로 정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