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인테리어

기초공사 무시했다가 난리난 셀프 인테리어 실패 후기

myview6799 2025. 7. 2. 09:10

기초공사 무시한 셀프 인테리어 실패 후기

겉만 바꾸면 달라질 줄 알았다, 아니었다

나는 이전까지 셀프 인테리어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
“벽지만 새로 바꾸고, 바닥만 조금 깔끔하게 정리하면 공간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실제로 유튜브나 블로그를 보면 몇만 원, 몇 시간 만에 감성 가득한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래서 나도 큰 고민 없이 셀프 인테리어에 도전했다.
도배, 장판, 간단한 조명 교체까지 모두 직접 진행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핵심은 예쁜 마감재와 감성 있는 조명, 그리고 약간의 배치 변경이었다.

하지만 나는 가장 중요한 것을 놓쳤다.
바로 ‘기초 공사’, 즉 기존 공간 상태를 확인하고 준비하는 단계였다.
눈에 보이지 않는 문제는 없다고 생각했고,
겉만 예쁘게 바꾸면 모든 게 해결된다는 단순한 접근이었다.
결과는 정반대였다.
작업을 마친 직후에는 그럴듯했지만, 며칠이 지나지 않아 문제가 하나둘씩 터지기 시작했다.
나는 그제야 셀프 인테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건 겉이 아니라 ‘속’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도배, 장판, 조명까지 마쳤지만… 기초를 무시한 대가는 컸다

첫 번째로 문제를 일으킨 건 도배였다.
벽지는 직접 구매해 셀프 도배 키트로 진행했는데,
문제는 벽 상태를 전혀 점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벽면에 곰팡이 자국이 조금 있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
프라이머 작업도 생략한 채 바로 벽지를 붙였다.
처음에는 깔끔해 보였지만, 일주일도 안 돼 벽지가 들뜨기 시작했고
특히 습기가 많은 코너에는 누렇게 곰팡이가 번져 벽지를 뚫고 올라왔다.

장판도 마찬가지였다.
기존 장판을 걷어내지 않고 위에 시트 장판을 덧씌우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공간이 좁고 공구가 없어서 ‘간편 시공’을 선택한 건데,
기존 장판 아래에 남아 있던 먼지, 이물질, 습기 탓에
새 장판이 고르지 못하게 들뜨고, 접착력이 떨어져 밀리는 현상이 생겼다.
특히 자주 밟는 출입구 쪽은 장판이 틀어져
걸을 때마다 소리가 나고, 접힌 부분이 말려 올라오기도 했다.

조명도 문제가 생겼다.
천장 상태를 점검하지 않고, 전기 배선만 보고 LED등을 설치했는데
천장 석고보드가 약해서 시간이 지나며 고정 나사가 헐거워졌다.
결국 조명은 한쪽으로 기울었고, 고정력을 다시 확보하기 위해
전문가를 불러야 했다.
이 모든 문제는 마감재의 문제가 아니라 ‘기초 상태를 무시한 채 시공했기 때문’이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시작된 불편함이 일상을 망치다

처음엔 “조금 들떴네”, “그냥 다시 붙이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문제는 점점 심각해졌다.
벽지 아래 곰팡이는 지속적으로 퍼졌고, 방 안에는
묘한 눅눅한 냄새와 먼지 같은 자잘한 입자가 떠다니기 시작했다.
겨울이 되자 결로 현상이 심해졌고,
새벽마다 창가 근처 벽지가 흠뻑 젖는 일이 반복됐다.

장판도 걸을 때마다 소리가 나면서
밤에는 생활 소음으로 스트레스를 유발했다.
결국 나는 기존 장판을 완전히 걷어내고,
바닥 단열 필름과 방수 시트를 설치한 뒤 다시 작업해야 했다.
이때 들어간 비용은 40만 원이 넘었고,
처음 시공할 때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과 체력이 소모되었다.

조명 문제도 스트레스를 줬다.
조명이 기울면서 빛이 고르지 않게 퍼졌고,
한쪽 공간은 항상 그림자가 생겨 작업할 때 불편했다.
처음엔 셀프로 조명 하나 설치하면 멋질 줄 알았지만,
조명이 흔들리고 밝기조차 비효율적이면 오히려 공간의 질감 전체가 무너진다.
예쁜 공간을 만들기 위한 인테리어가, 오히려 일상에 피로만 더한 꼴이 되어버렸다.


셀프 인테리어의 첫 단계는 ‘예쁜 디자인’이 아니다

이번 셀프 인테리어 실패를 통해 나는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
‘기초를 무시하면, 결국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진실이다.
아무리 감성적인 마감재와 멋진 가구를 사용해도,
그걸 지탱하는 바탕이 불안정하면 결국 모든 건 무너지게 된다.
셀프 인테리어는 예산을 아끼기 위한 방법이지만,
아낀 만큼 철저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예산이 이중, 삼중으로 들어가게 되는 위험이 뒤따른다.

이제는 인테리어를 시작하기 전,
벽 상태 확인, 곰팡이 제거, 습기 방지, 바닥 단차 확인, 석고보드 상태 체크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부터 꼼꼼히 진단하는 것
이 나의 첫 번째 순서다.
또한 할 수 없는 작업은 ‘무리해서 하지 않고, 전문가에게 맡긴다’는 원칙도 세웠다.
감성은 결과물에서 완성되지만,
그 시작은 언제나 기초 공사의 정직함에서 출발한다.

앞으로 셀프 인테리어를 계획하는 누구라도
‘예쁜 벽지’, ‘감성 소품’부터 검색하기 전에
내 공간의 구조와 상태를 먼저 살펴보는 습관을 꼭 가지길 바란다.
그것이 실패 없는 인테리어,
그리고 오래도록 만족스러운 공간을 만드는 진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