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게’라는 단어는 마법처럼 들리지만, 함정처럼 작용한다
셀프 인테리어를 처음 시작할 때,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직접 하면 싸게 끝낼 수 있다”는 말이다.
누구나 전문가에게 맡기는 비용이 부담스럽기 때문에
‘스스로 인테리어를 하면 인건비가 줄어든다’는 말은
마치 정답처럼 들린다.
나 역시 그 말을 믿고 시작했다.
30만 원, 50만 원, 70만 원…
최대한 적은 예산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보겠다는 의지가 있었다.
그리고 유튜브 영상과 블로그 후기들을 참고하며
‘가성비 인테리어’라는 목표를 설정했다.
초반에는 모든 게 순조로워 보였다.
인터넷 최저가로 자재를 구매했고,
배송비를 아끼기 위해 자가 픽업도 마다하지 않았다.
조립 가구, 시트지 도배, 커튼, 조명 교체 등
소비된 금액은 전문가 견적보다 확실히 낮았다.
하지만 ‘꾸미는 일’이 끝나고
‘생활이 시작된 뒤’
셀프 인테리어의 진짜 결과가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싸게 꾸민 줄 알았던 인테리어는
실제로는 싸게 ‘망가진’ 인테리어였다는 사실을,
나는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
도배, 가구, 조명… 셀프로 싸게 하려다 되레 두 번 손댄 사례들
가장 먼저 실패한 건 도배였다.
기존 벽지가 낡고 들떠 있어서
화이트 시트지를 직접 붙여 새롭게 바꾸려 했다.
재단부터 부착까지 전 과정을 스스로 해내며
자부심도 느꼈다.
하지만 2주가 지나면서 시트지 가장자리가 들뜨고
기포가 생기기 시작했다.
알고 보니 벽면의 곰팡이나 먼지, 습기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바로 덧붙였던 것이 문제였던 것이다.
결국 시트지를 모두 제거하고
방수 페인트, 퍼티 작업까지 추가로 해야 했고,
처음보다 더 많은 시간과 돈이 들어갔다.
두 번째 실패는 가구였다.
책상과 수납장을 싸게 마련하려고
저가형 조립 가구를 구매했다.
리뷰 수가 많고 가격도 부담 없어서
두세 개를 한꺼번에 구입했는데,
실제로 조립을 해보니
나사 구멍이 어긋나고,
서랍은 잘 닫히지 않으며,
수납장 문은 하루 만에 휘어졌다.
심지어 조립 도중 부품이 깨지기도 했고,
교환 요청을 하자 반품 비용이 제품가의 절반에 달했다.
결국 가구 일부는 버려야 했고,
다시 중가 제품으로 재구매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세 번째는 조명이었다.
감성을 위해 무드등, 플로어 램프 등을 설치했는데
기존 메인 조명을 제거한 것이 문제였다.
무드등 하나로는 방 전체를 밝히기에 부족했고,
작업을 하거나 책을 읽을 때
눈이 너무 피로했다.
결국 조명을 다시 설치해야 했고,
전선 연결이 불안정해 전기 기사 출장까지 부르게 되었다.
처음엔 3만 원으로 해결하려 했던 조명 문제는
최종적으로 12만 원 이상이 들게 되었다.
저렴함은 가치가 아니다 – 싸게 산 것이 곧 망가진 이유
셀프 인테리어에서 ‘저렴한 것’을 선택하는 데에는
분명한 심리적 이유가 있다.
비싼 자재나 제품은 부담스럽고,
‘어차피 내 공간이니 실험적으로 해보자’는 생각도 작용한다.
하지만 그 판단은 결국 기능성과 내구성,
실생활 속에서의 지속 가능성이라는 측면을 무시한 결정이었다.
저렴한 도배 자재는
오염 차단이나 곰팡이 방지 기능이 없었다.
저렴한 가구는
기본적인 구조 안정성이나 수평 유지력이 부족했다.
저렴한 조명은
광량이 부족하거나 제품 불량률이 높았다.
가격을 기준으로 선택했던 물건 대부분이
기능의 실패로 이어졌고, 결국 두 번 비용을 지출하는 상황으로 연결됐다.
이 과정에서 내가 가장 크게 깨달은 건
‘저렴함’은 전략이 아니라 단순한 위험 요소라는 사실이다.
싸게 꾸민다는 건 ‘합리적 소비’가 아니라
‘가성비에 대한 착각’에서 비롯된 선택이었다.
정작 내가 원하는 건 ‘저렴한 제품’이 아니라
‘내가 쓰는 공간이 편하고 오래 유지되는 구조’였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셀프 인테리어의 핵심은 예산이 아니라 기준의 설정이다
셀프 인테리어는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누군가는 성공한 듯 보이지만,
그 성공은 대부분 철저한 계획과 정확한 기준 위에서 이루어진 결과다.
나는 이 경험을 통해 다음과 같은 교훈을 얻게 되었다.
- 무조건 저렴한 제품은 장기적으로 더 비싸진다.
- 사용 빈도가 높은 물건일수록 품질을 우선해야 한다.
- 하자 발생 시 복구가 어려운 작업(도배, 바닥, 전기)은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더 저렴하다.
- 예산은 금액이 아니라, 선택의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기준이다.
- ‘꾸미는 것’보다 ‘생활하는 것’에 기준을 두고 선택해야 한다.
앞으로 셀프 인테리어를 다시 한다면
나는 예산을 아끼기보다,
후회하지 않을 구조를 만들기 위해 계획부터 바꿀 것이다.
단순히 싸게 끝내는 인테리어는
결코 성공이 아니며,
진짜 가성비란 ‘시간과 기능, 지속성’을 포함한 전반적 만족도에서 오는 것임을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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