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인테리어 예산 80만 원, 어디에 써야 가장 효율적일까?
셀프 인테리어를 계획하면서 가장 혼란스러운 순간은 예산이 생겼을 때다.
특히 80만 원이라는 금액은 애매한 구간이다. 전체 리모델링을 하기엔 부족하고, 부분 수리에만 쓰기엔 넉넉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 예산으로 무엇부터 손봐야 할지 고민한다. 조명을 바꿀까? 도배를 새로 할까? 아니면 수납을 정리해서 공간을 넓혀볼까?
나 역시 그런 고민을 하다가 막연하게 예산을 나눠 썼고, 그 결과는 만족도 반감과 추가 비용이라는 ‘이중고’로 이어졌다.
셀프 인테리어의 핵심은 예산이 아니라 ‘우선순위’다.
80만 원이라는 예산 안에서 가장 효율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항목은 따로 있다.
그리고 그 우선순위는 누구나 동일하지 않다. 공간의 구조, 사용 목적, 생활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 글에서는 내가 실제로 80만 원을 들여 셀프 인테리어를 진행하며 경험한 시행착오와, 조명·수납·도배 중 어디에 예산을 집중했을 때 효과가 가장 컸는지에 대한 분석을 정리했다.
예산을 어떻게 나누는지가 결국 공간의 질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이 글을 통해 분명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1. 조명: 분위기는 바뀌지만 기능은 의외로 부족하다
셀프 인테리어를 처음 시작할 때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조명이다.
나는 분위기를 바꾸고 싶다는 이유로 전체 예산 중 약 25만 원을 조명에 투자했다.
천장등을 밝기 조절이 가능한 LED로 바꾸고, 간접 조명 스탠드와 무드등 세트를 구매했다.
특히 카페 느낌을 내기 위해 빈티지 감성의 펜던트 조명도 직접 설치했다.
처음 설치했을 땐 만족도가 꽤 높았다.
노란빛 조명이 방 전체를 따뜻하게 감싸고, 무드등 하나만 켜도 분위기가 달라 보였다.
SNS에서 봤던 ‘조명만 바꿨을 뿐인데 완전히 다른 방’이라는 말이 실감 났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 조명이 ‘생활 공간’으로서의 기능’을 해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첫째, 간접 조명은 기본 조명 대체가 불가능했다.
책을 읽거나 컴퓨터 작업을 할 때는 반드시 천장 조명을 함께 켜야 했다.
둘째, 전선 정리가 어렵고 배선이 늘어나면서 방 안이 오히려 더 지저분해 보이기 시작했다.
셋째, 다양한 조명을 설치하니 스위치 위치가 제각각이라 실생활에서 불편함이 생겼다.
결론적으로, 조명은 셀프 인테리어에서 ‘분위기 전환’에는 효과가 좋지만, 실용성이나 공간 개선 측면에서는 효율이 떨어지는 항목이었다.
특히 80만 원이라는 제한된 예산 안에서는 조명보다는 기능과 구조 중심의 항목에 먼저 투자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
2. 수납: 실제 생활의 질을 바꿔주는 핵심 요소
조명에 25만 원을 쓰고 난 후, 남은 예산으로는 크게 도배나 수납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나는 결국 수납을 택했고, 결과적으로 이 선택이 가장 현명하고 효율적인 인테리어 포인트가 되었다.
20만 원 정도의 예산으로 벽면 수납 선반, 이동식 서랍장, 접이식 테이블, 수납형 의자 등을 구성했는데, 그 효과는 생각 이상이었다.
가장 먼저 느껴진 변화는 공간의 체감 면적 증가였다.
기존에는 바닥에 널려 있던 물건들이 벽 쪽으로 정리되면서 시각적인 개방감이 생겼고, 이동 동선도 훨씬 간결해졌다.
무엇보다도 수납이 좋아지니 청소가 쉬워졌고, 자잘한 스트레스가 줄어들었다.
또한, 수납형 가구는 ‘가구이자 구조’ 역할도 한다.
예를 들어, 수납 의자는 손님용 의자이자 물건 보관함이 되고, 이동식 서랍장은 사이드 테이블로도 활용된다.
이처럼 수납은 공간의 효율성과 기능성을 동시에 개선해주는, 실속 있는 투자 항목이었다.
단,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저렴한 MDF 가구나 조립식 선반을 무턱대고 고르면 내구성이 낮아 몇 달 안에 흔들리거나 뒤틀릴 수 있다.
따라서 수납에 예산을 배분할 때는 개수보다 품질 중심의 선택이 중요하다.
3. 도배: 변화는 크지만, 실패하면 전부 망가진다
남은 예산 약 35만 원 중 30만 원을 마지막으로 도배에 사용했다.
셀프로 직접 도배를 시도했는데, 이 작업은 정말 많은 시행착오와 체력을 요구하는 항목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도배는 예산이 충분할 경우에만 시도하는 것이 좋다.
내가 직접 도배를 하면서 느낀 점은 다음과 같다.
- 실수율이 높다:
벽면이 고르지 않거나 프라이머가 부족하면 도배지가 들뜨거나 기포가 생긴다.
실제로 한쪽 벽면은 기포 때문에 다시 시공해야 했고, 결국 도배지 두세 롤을 추가로 구매했다. - 도구 비용이 무시 못 한다:
본드, 롤러, 커터칼, 작업 매트, 스크래퍼 등 부자재만 7만 원 이상 들었다.
여기에 잘못된 시공으로 인한 재작업까지 포함하면, 도배에 들어간 비용은 생각보다 커졌다. - 체력 소모가 크다:
반나절이면 끝날 줄 알았던 작업이 이틀 이상 걸렸고, 허리와 손목에 무리가 갔다.
특히 혼자서 높은 벽면까지 균일하게 붙이기란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
물론, 도배는 완료되었을 때 공간 전체 분위기를 확 바꿔주는 항목이다.
기존의 칙칙했던 회색 벽이 따뜻한 베이지 톤으로 바뀌면서 공간이 훨씬 환해지고 깨끗해졌다.
하지만 이만큼 리스크가 큰 작업도 드물다.
도배는 여유 예산이 있을 때 전문가 시공으로 진행하는 것이 훨씬 안전하고 효율적이다.
4. 셀프 인테리어 80만 원, 우선순위는 이렇게 정리하자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다.
조명, 수납, 도배 중 80만 원으로 셀프 인테리어를 한다면, 1순위는 수납, 2순위는 도배, 3순위는 조명이다.
물론 공간의 목적이나 구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일반적인 1~2인 가구 기준으로는 아래처럼 예산을 나누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었다.
최적의 예산 배분 예시:
- 수납 (30만 원): 이동식 수납장, 벽선반, 수납형 가구 등
- 도배 (25만 원): 부분 시공 or 전문가 견적 최소 범위 진행
- 조명 (15만 원): 메인 등 1개 + 스탠드 1개 정도로 제한
- 기타 소모품 및 작업 도구 (10만 원): 본드, 드릴, 커터칼 등
이렇게 나누면 전체 공간이 정돈되며, 실용성과 분위기 모두 어느 정도 충족할 수 있다.
반대로, 도배와 조명에만 몰아 쓸 경우 기능성은 확보되지 않고, 결국 ‘예쁜데 불편한 방’이 되어버릴 가능성이 높다.
셀프 인테리어는 단순히 예산을 쓰는 것이 아니라, 공간을 해석하는 작업이다.
예산이 생겼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질문은 “어디가 가장 불편한가?”이며, 그 불편함을 가장 효율적으로 해결해 줄 항목이 바로 당신의 1순위 투자처가 되어야 한다.
'셀프 인테리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30만 원 이하 셀프 인테리어에서 가장 많이 하는 실수 5가지 (0) | 2025.07.12 |
---|---|
셀프 인테리어 실패 후 알게 된 예산별 우선순위 정리 (0) | 2025.07.12 |
가성비 셀프 인테리어라고 믿었는데… 40만 원 날린 조합 공개 (1) | 2025.07.11 |
셀프 인테리어 60만 원, 절반은 소모품이었다 (실패 사례 정리) (0) | 2025.07.11 |
100만 원 셀프 인테리어, 전문가 견적보다 비쌌던 현실 (0) | 2025.07.11 |